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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공부

꼬뜨 로띠의 양조법 - 동시 발효(Co-Fermentation)

이 글은 나파밸리 와인아카데미의 글을 학습 목적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은 아래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북론에 관해 처음 접했을 때부터 꼬뜨 로띠의 독특한 블렌딩 방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처음 접한 것은 팟캐스트에서였는데,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 지역은 필드 블렌딩을 한다, 시라와 비오니에가 한 밭에서 자라고 구분 없이 한꺼번에 수확되며, 한 통에서 발효된다, 규정상 섞을 수 있는 비오니에 비율이 최대 20%인데 재배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좀 애매하지 않나? 크로스 체크를 할 수는 없을까? 필드 블렌딩이라는 키워드로 계속 검색을 해보았지만 별다른 자료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특히 한국어 자료로는. 그렇게 해결되지 않은 채로 잠시 내버려 두고 있던 화두였는데, 이번에 다른 콘텐츠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또 여기 꽂혀서 답답해하고 있으니 남편이 발견하고 공유해준 나파밸리 와인 아카데미 글에서 드디어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번역 자료는 아래에 이어집니다만 실력이 일천하니 읽기 편하지 않으시더라도 공부 기록이니 그러려니 해주시면 좋겠어요. 핵심 키워드인 Co-fermentation에 대응되는 한국어를 찾지 못해 번역기가 제안하는 동시 발효를 가져다 썼습니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영문과 병기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The History of Co-Fermentation in Côte-Rôtie and Beyond

시라, 비오니에 co-fermentation (사진 출처: https://www.samsarawine.com/announcements/carbonic-syrah-viognier-a-first-at-samsara/)

지구상 거의 모든 고품질 와인 생산 지역의 레드와인 한 병에는 적포도만 담겨 있다고 가정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소수의 생산지역에서는 발효 전에 청포도를 추가해서 강화된 짙은 색의 풍부하게 농축된 적포도주를 흔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기법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전체(동시 발효, co-fermentation, 적포도와 청포도를 함께 섞어 발효)가 부분의 합(레드, 화이트를 각각 발효한 후 블렌딩)보다 크고, 색상, 향, 질감이 이 기법으로 인해 상당한 이점을 가진다고 주장합니다.

동시 발효(co-fermentation)를 하는 전통은 포도밭에 다양한 포도 품종이 섞여서 식재되어 있고, 오늘날의 현대 포도 식별 분류학이나 DNA 분석이 도입되기 전에는 서로 구분할 수 없었던 포도 재배 초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포도밭은 한꺼번에 수확되고 동시에 발효되어 소위 ‘필드 블렌딩’이 만들어집니다. 보다 인위적이라 할 수 있는, 동시 발효(co-fermentation)는 레드 품종의 타닌을 부드럽게 할 목적으로 소량의 화이트 품종을 사용하던 리오하나 토스카나 같은 지역에서 발달되었습니다(끼안티 클라시코는 역사적으로 산지오베제와 토착 적포도인 까나이올로 네로 뿐만 아니라 청포도인 트레비아노와 말바시아와 함께 동시발효되었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관행은 주목할 만한 한 지역을 제외한 구대륙에서 인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북 론의 생산지 가운데 가장 북쪽에 위치한 꼬뜨 로띠는 오직 레드 와인만을 생산할 수 있고, 시라(Syrah)가 주인공입니다. 그러나 지역 규정에 따라 화이트 품종인 비오니에가 최대 20%까지 조력할 수 있습니다(실제로 5~10%를 넘는 일은 드뭅니다) . 규정에 따르면 비오니에가 사용될 경우, 발효가 끝난 후에 블렌딩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동시 발효(Co-fermented)’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포도송이를 으깨기 전이나 후에 혼합할 수도 있고, 또는 청포도 즙을 으깨진 시라 머스트에 첨가할 수도 있습니다. 동시 발효(Co-fermentation)는 북론의 다른 두 군데 생산지역인 생 조셉과 에르미타주에서도 허용되지만 거의 행해지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생 조셉과 에르미타주에서 자라는 화이트 품종인 루산과 마산이 시라의 품질을 높이고 매력을 더하는 비오니에가 가진 독특한 향기를 갖고 있지는 않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햇빛이 불타오르지만 바람이 휘몰아치는 대륙성 기후의 경계(marginal continental climate)에 자리잡은 꼬뜨 로띠는 비오니에의 영적인 고향이자 이 품종의 가장 귀한 테루아인 꽁드리유의 바로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꽁드리유에는 모노폴인 샤토 그리예가 완전히 포함된다). 시라와 비오니에는 꼬뜨 로띠 코뮌의 앙퓌 마을 근처에서 오랫동안 함께 자라 왔으며, 실제로 서로의 친척으로 여겨집니다. 비오니에는 시라의 이복형제이거나 조부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 다 세계의 이 지역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두 품종을 함께 발효시키는 것이 언제부터 표준이 되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AOC)규정이 제정되기 전에 두 품종은 꽁드리유와 꼬뜨-로띠로 알려진 생산지의 경계 양쪽 모두에 식재되어 왔습니다. 두 지역이 AOC 지위를 획득한 1940년, 새로운 경계의 북쪽에는 레드와인, 남쪽에는 화이트 와인이 할당되었습니다.

꼬뜨 로띠와 그 너머에서 비오니에의 경작지는, 19세기 중반 필록세라의 재앙 이후 크게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포도가 거의 멸종 위기에 놓였습니다. 대부분의 재배자들은 북론의 가파른 계단식 테라스에서 키우는데 돈도 많이 들고 어려운 비오니에를 다시 심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시라는 지역의 테루아에도 더 적합했고, 수익성도 훨씬 더 좋았습니다. 1960년대 후반 경, 세계에 남아있는 비오니에 밭이 겨우 14헥타르(34.5 에이커)에 불과했습니다. 조르주 베르네(Georges Vernay)가 이끄는 소규모의 지역 생산자 모임이 비오니에를 복원하기 위해 결집하였으며, 이는 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의미 있는 복귀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꼬뜨 로띠에서 비오니에 재배지는 대부분 꼬뜨 블롱드의 경사면으로, 이 곳의 성긴 자갈 토양은 꽁드리유와 닮아있습니다.

흥겹고 쾌락주의적인 화이트와인 품종인 비오니에는 높은 잠재 알코올 도수와 점도, 그리고 강렬한 향으로 유명합니다. 전형적으로 익은 복숭아와 살구, 허니서클, 진저브레드, 오렌지꽃, 자스민, 그리고 달콤한 베이킹 향신료 향으로 설명됩니다. 비오니에 와인은 산도가 낮고 기름지고, 점성이 있는 질감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오니에와 시라의 동시 발효(Co-fermentation)를 받아들이는 생산자들은 이 관능적인 품종이 가죽, 감초, 타르, 흰 후추, 베이컨 지방, 모닥불 연기, 그리고 가시덤불에서 자라는 검은 과실 등의 특성으로 알려진 시라의 소박하고 야생적인 특성에 매력적으로 대조되는 달콤한 꽃향을 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라와 비오니에가 동시 발효될 때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한 차이가 있는 와인을 만들어 낸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비오니에와 시라를 함께 발효하는 이유는 향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 뿐만이 아닙니다. 초기 꼬뜨 로띠 와인 생산자들은 서늘한 빈티지에 시라가 충분히 익을 수 없을 때, (비오니에의) 알코올을 강화하는 능력을 활용해 비오니에를 보당(chaptalization)의 초기 형태로 사용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비오니에는 시라의 바디를 부드럽게 만들어 더 우아하고 풍부한 질감의 와인이 되게 합니다.

동시 착색은 또 다른 바람직한 결과입니다. 이상적인 조건 하에 청포도와 적포도가 함께 발효되면, 레드와인의 색이 더 안정되고 깊어지며, 일반적으로는 빨간 색에서 보라색으로 바뀝니다. 이것은 안토시아닌(적포도주에 색을 내는 페놀 화합물)과 “보조인자”라고도 불리는 무색 페놀 화합물 사이에 분자 상호작용이 일어난 결과입니다. 동시 착색이 효과적이려면, 적포도의 무색 보조인자가 상대적으로 낮아야하고, 청포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야 합니다. 이 수준은 빈티지마다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조건에서, 비오니에의 무색 보조인자는 시라의 안토시아닌을 중합하여 매우 안정적인 탄닌의 긴 분자 사슬을 형성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화를 통해 분해되지 않도록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상적인 비율은 약 10%의 청포도입니다. 비율이 낮을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비율이 높아지면 색소가 희석됩니다.

동시 발효(Co-fermentation)된 최고의 꼬뜨로띠 와인은 순수한 붉은 과일, 보라색 과일, 그리고 검은 과일의 특성, 짭짤함과 꽃향기의 놀라운 상호작용, 실크처럼 관증적인 질감에서 상당한 피네스(finesse)를 보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가장 좋은 예는 전설적인 생산자 Guigal의 ‘라라라’ 시리즈 중 ‘라 물린’과 ‘라 튀르크’일 것입니다. 트리오 가운데 가장 꽃향기가 많은 라 물린은 일반적으로 비오니에가 약 11%, 라 튀르크는 7% 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뀌베는 모두 더 밝은 화강암과 편마암 기반 토양이 비오니에와 더 섬세한 시라 포도를 재배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가진 꼬뜨 블롱드에서 생산됩니다. 라랑돈은 꼬뜨 브륀의 색깔이 어두운 점토와 산화철이 지배적인 토양에서 더 견고하고 파워풀한 와인으로 생산됩니다.

동시 발효(Co-fermentation)에 대한 비평가와 회의론자는 그들의 망설임에 대해 다양한 설명을 해왔습니다. 그 중 하나는 완성된 와인에 대한 통제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와인생산자들은 일반적으로 각 요소가 함께하는 방식에 대한 명확한 느낌이 있을 때인 발효가 끝난 후에 블렌딩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와인이 동시 발효(Co-fermentation)되면, 비율을 시작할 때 결정해야 하고, 병입하기 전에 조정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일부 와인 생산자들은 비오니에의 능력이 과장되어 있고, 아마도 플라시보 효과를 제외하고는 최종 와인에 향기를 더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시라의 질감에 대한 유익한 영향에 대해서는 논쟁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알았지만) 생산자가 비오니에를 시라와 함께 발효하기로 결정하더라도 레이블에 품종을 나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990년대에 인기가 급증한 후로, 일부 사람들에게 과대평가된 일시적인 유행으로 간주되고, 지친 일군의 소비자들은 그것의 존재에 흥미를 잃을지도 모릅니다.

동시 발효(Co-fermentation)는 물류 문제 또한 제시합니다. 두 품종 모두 가공하는 시점에 익어야 합니다. 시라와 비오니에는 시라가 종종 충분히 익는데 어려움을 겪는 북론에서 자연적인 블렌딩 파트너입니다. 수확할 때쯤이면 비오니에는 이미 상당히 익어 시라의 바디와 질감을 향상시키는데 이상적입니다. 숙성이 덜 어려운 호주나 캘리포니아와 같은 신대륙 지역에서는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지만, 조기에 수확하는 품종을 냉장하는 것이 현대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과는 상관없이, 비오니에를 시라와 함께 발효시키는 전통적인 방식은 의도적으로 스타일을 만들어내려했다기 보다는 실용적인 목적이었던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비오니에는 꼬뜨 로띠의 시라 사이에 오랜 새월 식재되어 왔으며, 수확기에 품종을 서로 분리하거나, 뿌리째 뽑아 포도밭을 다시 조성하는데는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한 품종을 다른 품종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묘목장에서도 두 품종을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2003년 디캔터 기사에서 르네 로스탕(Rene Rostang)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최근에 시라 나무를 주문했는데, 첫 번째 다발이 익을 무렵, 그 중 꽤 많은 포도가 비오니에라는 것에 크게 놀란 일이 있습니다. 꽁드리유와 우리는 이웃이어서 필연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포도밭이 약간 뒤죽박죽이 될 수밖에 없어요.”

동시 발효(co-fermentation)가 꼬뜨 로띠의 시그니처가 되었지만, 북론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이 방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 신대륙 지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워싱턴,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의 와인 생산자들은 이 방식을 널리 이어 받아왔습니다. 필드 블렌드의 오랜 전통이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에는 진판델, 알리칸데 부셰, 쁘띠 시라, 카리냥과 같은 포도가 보편적으로 나란히 심어진, 역사가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포도원이 많이 있습니다. Ridge Vineyards는 Lytton Estate의 시라의 색깔, 질감, 향, 숙성도 및 타닌을 향상시키기 위해 비오니에와 동시발효 합니다. 비오니에의 조기 성숙을 조절하기 위해 두 개의 북동향 구획에 재배합니다. 또 다른 생산자인 타블라스 크릭(Tablas Creek)은 또 다른 북부 론 품종인 루산을 시라와 함께 발효시키는 것을 선호하는데, 루산이 시라에 부족한 중간 팔래트의 살집을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꼬뜨 로띠에서 조차, 모든 와인 생산자들이 비오니에가 시라의 특성을 향상시킨다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100% 시라로 만든 와인 한 가지만 생산하는 Bernard Burgaud는 존 리빙스턴-리어먼의 2005년 책, “북론의 와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처음에는 비오니에를 심었습니다. 그러나 내 레드와인에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아요. 나는 이것이 어떤 특별함도 더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조건에서 재배될 경우 시라보다 1~2도 더 높은 알코올을 생산하기 때문에 꼬뜨 로띠에 들어왔을 거예요. 하지만 시라와 같은 통에서 30도 이상의 고온에서 양조하면 어쨌든 대부분의 향이 제거될 것입니다.” Bernard Levet과 같은 다른 생산자들은 비오니에가 시라의 순수한 품종 특성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사용을 피합니다.

꼬뜨 로띠의 많은 생산자들이 여전히 일부 또는 전체 와인에 동시 발효를 하지만 전반적인 경향은 사용되는 비오니에의 비율을 낮추거나 완전히 피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꼬뜨 로띠에서는 비오니에를 사용한다면 3~5%정도를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다양성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지역 DNA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비오니에는 대체로, 북론의 나머지 지역 및 광활한 세계 와인 생산의 바다와 꼬뜨 로띠를 구별짓는 요소입니다.

트렌드는 언제나 왔다가 사라집니다. 우리는 오크 샤르도네, 맥주의 홉, 패션의 햄라인을 통해 이를 목격해왔습니다. 오늘의 à la mode(유행)이 내일의 déclassé(뒤떨어진) 것이 될 수 있지만, 진자는 다시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비오니에는 꼬뜨 로띠의 와인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원문 (나파밸리 와인 아카데미)

 

The History of Co-Fermentation in Côte-Rôtie and Beyond

In a small handful of appellations around the world, it’s common to find a deeply colored, richly concentrated red wine that has been enhanced by the inclusion of white grapes. Here, we take a deep dive into the history of co-fermentation, from fans to d

napavalleywine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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